20장 · 불을 켤 차례

20장불을 켤 차례

1966년 9월~11월, 서울 연화네 밥집과 집 · 문연화

집을 팔았던 여자는 돈을 세다가 손가락에 침을 묻혔다. 연화는 그 손이 마지막 장을 넘길 때까지 무릎 위의 빈 보자기를 접지 않았다. 여자가 돈을 한데 모으고도 아무 말을 하지 않아 연화가 먼저 물었다.

“이제 남은 것 없지요?”

여자는 안경을 조금 내려 쓰고 앞서 받은 돈 옆에 선을 그었다.

“다 됐어요.”

연화는 그제야 보자기를 접었다. 밥집에서 자기 생활에 쓰고 남긴 돈을 모아, 마지막 집값까지 치렀다. 오늘 아침 옥분에게 줄 품삯을 먼저 건네고 나왔는데도 허리 주머니를 만져 보았다. 돈이 없는 자리만 얇았다.

여자는 잔금을 받았다는 종이를 써 주었다. 연화는 날짜와 자기 이름을 읽고, 그 아래에 더 갚을 돈이 없다는 말까지 확인했다.

“그 집에서 오래 살아요.”

“그러려고 샀지요.”

여자가 웃어 연화도 입가를 풀었다. 돌아오는 길에는 고무신 가게에 들렀다. 닳은 신을 벗고 새것을 신어 보았다. 발등이 조여 큰 것을 달랬으나 걸을 때마다 뒤꿈치가 들렸다. 결국 처음 것을 신고 헌 신은 종이에 싸 들었다.

집에 돌아와 신을 벗으니 발등에 붉은 줄이 나 있었다. 방을 여니 벽에 기대 둔 상과 방석들이 보였다. 봄부터 일주일에 두 번, 영옥이 이 방에서 저녁 글공부를 했다. 오늘도 사람들이 올 날이었다.

연화는 영수증을 서랍에 넣었다. 피난길에 돈주머니에서 찾아낸 태준의 편지 옆이었다. 봉투는 들추지 않았다. 서랍을 닫고 방 가운데 누워, 영선이 부엌에서 돌아왔느냐고 부를 때까지 눈을 감았다.

저녁 장사는 늦게 끝났다. 문을 닫겠다고 해도 손님 하나가 찬물만 더 달라고 했다. 물을 가져다주고 기다리는 동안 옥분은 솥을 닦았다.

집에 닿았을 때에는 발등보다 허리가 더 아팠다. 방에서 웃는 소리가 났다. 성호가 책을 덮고 말하고 있었고, 구두 수선을 하는 박씨는 무릎을 두드리며 웃었다. 영옥 앞에도 책이 닫혀 있었다.

“아직 안 끝났어?”

연화는 문 옆의 스위치를 내렸다.

방이 어두워졌다. 웃음이 끊긴 뒤에 종이 스치는 소리가 났다.

“책 바꿔 읽으려던 참이에요.”

영옥의 목소리였다. 연화는 문설주에 손을 댄 채 서 있었다.

“시계 좀 봐. 나도 누워야지.”

“불부터 켜 주세요.”

옥분이 말했다. 밥집에서 뒤따라온 옥분은 아직 문턱 밖에 있었다. 연화는 스위치를 올렸다. 성호는 책을 건네다 멈췄고, 박씨는 새로 받은 종이에 손가락을 대고 있었다. 영옥이 얇은 책을 펼치자 밑에 읽던 종이가 한 장 더 있었다.

연화는 문에서 손을 떼었다.

“끝난 줄 알았어.”

“끝났는지 물으셨잖아요.”

영옥이 말했다. 연화가 시계를 보니 아홉 시가 조금 넘었다. 생각보다 이른 시각이었다.

“오늘은 여기까지만 할까요?”

박씨가 종이를 접으려 했다. 영옥은 연화를 보았다. 연화는 방 안에 걸린 겉옷을 내렸다. 제 옷을 꺼내는 데도 사람들이 무릎을 당겨 길을 내주어야 했다.

“마저 해요. 내가 잘못 봤으니까.”

연화는 옷을 팔에 걸쳤다. 돌아서려다가 덧붙였다.

“그렇지만 언제 끝나는지는 정해야겠어. 나 피곤하다고 매번 문 앞에 서 있을 수도 없잖아.”

영옥이 그러자고 했다. 옥분은 연화의 옷을 받지 않고 작은 의자를 마루로 끌어 주었다. 연화는 거기 앉았다. 성호가 박씨에게 어느 줄부터 읽으면 되는지 말하고 있었다.

일요일 낮, 연화는 밥집을 일찍 닫고 집으로 왔다. 수업 없는 날에 온 사람들에게 무엇이라도 먹이려 부엌에 들어가는데 옥분이 불렀다.

“언니도 앉아요. 나도 오늘은 부엌 안 들어갈 거예요.”

연화는 쌀을 담아 둔 함지에서 손을 뗐다.

“물은 있어야지.”

“주전자 가져왔어요.”

옥분이 들어 보였다. 연화는 주전자 밑을 받쳐 주려다가 손을 거두고 방으로 들어갔다. 성호가 제 옆에 방석을 놓았다. 스무 살이 된 뒤로 어깨가 넓어졌는데 앉는 모양은 어릴 때처럼 한쪽 무릎을 세웠다. 연화가 무릎을 툭 치려다가 자기 무릎부터 내려놓았다.

영옥은 저녁 여덟 시에 시작해서 아홉 시 반에 마치면 어떻겠느냐고 물었다.

“늦게 온 사람은요?”

성호가 말했다.

“공장 일이 밀리면 여덟 시는 넘어요.”

“온 데부터 같이 하고, 못 읽은 건 다음에 보자.”

“다음에도 늦으면 맨날 뒷부분만 읽겠네요.”

박씨가 웃었다. 성호는 책의 앞부분부터 보고 싶다고 말했다. 영옥은 늦게 온 사람에게 읽은 데를 알려 줄 사람이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옥분이 먼저 온 날에는 하겠다고 했다.

연화는 방 안의 사람 수를 세다가 그만두었다. 먼저 온 사람에게 할 일이 하나씩 붙는 것 같았다.

“끝날 때 청소도 다 옥분이가 하게 되는 것 아니야?”

“그러니까 그 얘기도 지금 해요.”

옥분이 말했다.

“가게 마치고 와서 또 남의 손 간 데 닦으려면 나도 앉기 싫어요. 내가 안 닦고 가면 언니가 새벽에 닦을 테고.”

연화는 아니라고 하지 못했다. 지난번에도 방석을 털고 다시 걸레를 빨았다. 성호가 청소는 자기가 맡겠다고 했다. 옥분은 아들의 세운 무릎을 손등으로 밀었다.

“너 야근하면 누가 하는데.”

“그날 있는 사람들이 같이 하면 되지요.”

일터에서 바로 온 영선은 겉옷도 벗지 않았다. 자기가 산다고 해서 수업 뒤의 방까지 맡는 것은 어렵다고 했다.

“나도 여기서 밤에 쉬고 싶어요.”

길지도 않은 청소를 가지고 말을 오래 한다 싶다가, 밥 먹는 동안 파를 썰라는 소리를 들었던 일이 떠올랐다. 도마 앞에 서지도 않았는데 손끝이 뻣뻣해졌다.

“그럼 끝나기 전에 같이 치워요. 아홉 시 반에 치우기 시작하지 말고.”

영옥은 마지막 읽을 시간을 조금 앞당기겠다고 했다. 박씨가 상 하나는 자기가 접겠다고 하자 연화는 그것부터 정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박씨가 자기는 그 상이 자꾸 다리를 문다고 하며 바짓단을 걷었다. 발목 위에 붉은 자국이 있었다. 성호가 상다리를 펴 보더니 접히는 쪽을 반대로 잡았다고 했다.

종이와 연필은 영옥이 먼저 사고, 사람들이 얼마씩 놓고 가면 다음 것을 샀다. 영선이 그 돈을 한동안 적고 봉투도 밥집 살림과 따로 두자고 했다.

“안 낸 사람은 못 오는 거예요?”

박씨가 물었다.

“그렇게 하면 나도 못 오는 달이 생겨요.”

옥분이 말했다. 연화는 빈 주머니를 만졌던 손으로 무릎을 쓸었다. 전깃불 값까지 내겠다는 말이 나오려다 겨울 연탄 들일 돈이 생각나 입을 다물었다.

“이번 달에는 있는 종이부터 쓰죠. 불 쓴 값은 다음 달 고지서 오면 같이 보고.”

영선이 말했다. 영옥은 못 내는 달에는 그냥 와도 된다고 했다. 연화는 가게가 잘된 달에는 자기도 더 보태겠다고 말하고, 영선이 적을 때까지 기다렸다.

대문 열쇠를 하나 더 만드는 일에서는 연화의 대답이 늦었다. 영옥이 늦거나 영선이 야근하면 사람들이 골목에서 기다리는 날이 있었다. 옥분은 밥집에 열쇠를 두면 먼저 오는 사람이 들고 갈 수 있다고 했다.

“어디 뒀는지 모르게 되면?”

“꺼내 갈 때 나한테 말하면 되지요.”

“네가 없으면?”

옥분은 주전자를 기울이다가 내려놓았다.

“언니 없을 때 열려고 만드는 거잖아요.”

연화는 대문을 보았다. 마지막 돈을 내던 날에는 아무도 부르지 않는 저녁을 생각했다. 열쇠를 더 만들자는 말까지 따라올 줄은 몰랐다.

“수업 없는 날에는 먼저 물어봐. 내 방에 짐 꺼내 놓을 때도 있으니까.”

영옥은 자기 방과 영선의 방에는 들어가지 않는 것도 말하자고 했다. 연화는 그 말이 자기한테도 해당함을 알았다. 영옥의 책을 찾으러 서랍까지 열어 본 적이 있었다.

사람들이 돌아갈 무렵, 영선은 그날 정한 것을 읽어 주었다. 종이값을 보탠 사람도 적혀 있었다. 박씨가 그 이름들을 가게 벽에 붙일 것이냐고 물었다. 연화는 누가 도왔는지 알면 좋지 않겠느냐고 했다.

“나는 안 붙였으면 해요. 손님들이 보면 글을 얼마나 배웠나 자꾸 읽어 보라고 할 테니.”

박씨는 웃으면서 말했지만 영선의 종이에서 눈을 떼지 않았다. 영선이 안쪽 공책에만 남기겠다고 하자 박씨는 비로소 팔을 폈다.

연화는 종이에 없는 사람을 하나 떠올렸다. 팔월 마지막 수업에 와서 공책을 펴던 여자였다. 봉투 만드는 공장에서 일한다고 했고, 손톱 밑에 말라붙은 풀이 있었다.

“그 공장 다니는 아주머니도 이름 안 쓰겠대?”

“못 물었어요. 오늘 안 왔잖아요.”

영옥이 말했다.

“계속 안 오길래 나는 그만둔 줄 알았지.”

“그 말씀도 들은 건 아니에요.”

그 여자가 앉았던 쪽을 보았다. 비 오던 날 공책을 웃옷 안에 넣고 왔는데, 연화는 우산을 어디 두었느냐고만 물었다. 이름은 묻지 않았다.

“다음에 오면 물어보자.”

영선은 종이 아래에 아직 묻지 못한 사람이 있다고 적었다. 연화는 잊지 않으려고 한 번 더 읽었다.

다음 수업 날, 연화는 밥집에서 새 열쇠를 옥분에게 건넸다. 옥분은 돈 서랍에 넣으려다가 사람들이 볼 수 있는 못에 걸었다.

“나보다 먼저 가면 가져가요.”

연화는 알겠다고 했다. 열쇠가 다른 열쇠와 부딪치며 짧게 울렸다.

집에서는 성호가 상을 펴고 박씨가 방바닥을 쓸고 있었다. 연화는 먼지가 남은 곳을 가리키려다가 신을 벗었다. 벽 가까이에 방석을 놓고 책을 가져왔다. 오늘은 처음부터 앉아 있을 생각이었다.

영옥이 읽을 곳을 찾는데 공장에서 일한다던 여자가 들어왔다. 가방을 내려놓으면서 늦었느냐고 물었다.

“아직 시작 안 했어요.”

여자는 숨을 고르고 신을 놓았다. 영선이 공책과 돈 봉투를 들고 오자 가방에서 손을 뺐다.

“저번에 낸 것도 거기 적는 거예요?”

“종이값 주셨어요?”

“이 아주머니한테 드렸는데.”

여자가 옥분을 가리켰다. 옥분은 접힌 봉투를 꺼내 뒤에 적어 둔 날짜와 돈을 영선에게 보여 주었다.

“맞아요. 이게 그 돈이에요. 이름을 못 물었네요.”

협의하던 날 돈은 셈에 넣었으면서 누구의 돈인지는 모르고 지나갔다. 영선이 빈 줄을 짚으며 이름을 여쭈었다.

“강순덕이에요. 순할 순 자요.”

순덕은 영선이 쓰는 것을 들여다보고 마지막 글자를 손끝으로 가리켰다.

“덕은 아래에 마음 심이 있어요.”

영선이 글자를 크게 다시 쓰자 순덕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동안 일이 늦게 끝났어요?”

연화가 물었다.

“아이가 밤마다 열이 올라서요. 낮에는 옆방에 맡겨도 밤에는 내가 봐야 하니까.”

순덕은 공책을 꺼냈다. 앞에 적었던 글 뒤로 빈 장이 많았다. 영선이 이름을 가게에 알리는 일도 물었다. 순덕은 무슨 이름이냐고 되물었다가 설명을 듣고 종이값 보탠 데에 써도 된다고 했다.

“그런데 내가 쓴 건 아직 붙이지 말아요. 끝을 못 썼어요.”

영옥이 다음에 다 쓴 뒤 다시 묻겠다고 했다. 순덕은 그제야 웃었다.

“여기 앉아도 돼요? 뒤에 앉으니까 글씨가 작아요.”

순덕이 가리킨 연화 옆은 둘이 앉기에는 좁았다. 연화는 방석을 반대쪽으로 옮겼다. 그 자리에서는 영옥의 등이 책 한쪽을 가렸다.

“조금만 옆으로 가 봐.”

영옥이 몸을 옮겼다. 연화는 책을 펴고, 손가락을 끼워 두었던 장을 찾았다.

그날 읽은 이야기에는 버스에서 내릴 곳을 지나친 사내가 나왔다. 사내는 잘못 내렸다고 말하지 못하고 처음부터 거기에 볼일이 있었다고 우겼다. 박씨가 저 사람은 돌아갈 차비가 있느냐고 물었다. 성호는 아직 다음 장이 남았다며 책장을 손으로 눌렀다.

순덕이 두 줄을 읽고 멎었다. 영옥이 손을 뻗자 조금만 기다리라며 공책 가장자리에 다음 낱말을 써 보고 다시 읽었다. 연화는 앞에서 나온 사람이 누구였는지 잊어 한 장을 되돌렸다가 성호의 팔에 가려 보이지 않았다.

“팔 좀 치워 줄래.”

“저는 안 만졌는데요.”

성호가 양손을 들어 보였다. 연화는 그제야 성호의 옆구리에 기대 있던 것이 자기 책이라는 것을 알았다. 책을 도로 끌어오자 옥분이 웃었다. 연화도 웃으며 방석을 조금 더 당겼다. 다음 차례가 와서 읽기 시작했을 때에는 목에 웃음이 남아 첫 낱말이 갈라졌다.

시계가 아홉 시 반에 가까워지자 영옥이 오늘은 거기까지 하자고 했다. 연화는 방석을 털어 쌓고 순덕은 책을 모았다. 성호가 상을 들었다가 박씨를 돌아보았다.

“이쪽 잡으시면 안 물어요.”

박씨가 바짓단을 가리며 상다리를 접었다. 모두 나간 뒤 구석에 먼지가 남았지만 이불을 펼 자리는 깨끗했다. 연화는 걸레를 가지러 나가지 않고 이불을 내렸다.

십일월에는 밥집에서 쌀자루를 당기다가 허리를 삐끗했다. 자루를 놓고도 몸을 펴지 못했다. 옥분이 불렀으나 숨을 들이쉴 때마다 허리가 당겼다.

옥분의 팔을 잡고 집에 왔다. 문턱에서 옥분이 신 뒤축을 벗겨 주었다. 연화는 눕고 나서야 글공부하는 날인 것을 떠올렸다.

“오늘은 못 하겠다고 해야겠네.”

“언니는 누워 있어요. 영옥 씨 오면 방을 바꾸면 되지요.”

연화는 가운데 방을 보았다. 문이 조금 열려 있었고 책 위에 영옥의 겉옷이 놓여 있었다.

“저기 여럿 앉으면 좁을 텐데.”

“오늘 몇 분 올지도 아직 모르잖아요.”

옥분은 물을 놓고 밥집으로 돌아갔다. 연화는 잔을 당기려다가 허리가 아파 그만두었다. 잠들었다 깨기를 거듭했다. 골목 아이들 소리가 이어지는 것 같았는데 벌써 방이 어두웠다.

대문이 열렸다. 연화는 팔꿈치로 바닥을 짚었다가 옆으로 돌아누웠다. 잠시 뒤 영옥이 방문을 열었다.

“오늘 제 방에서 할게요. 언니 옷 여기 있는 것만 꺼내도 돼요?”

연화는 벽 쪽에 걸린 옷을 가리켰다. 영옥은 자기 겉옷을 가져와 그 옆에 걸었다. 문을 닫기 전에 불을 켜 줄까 물었다. 연화는 어두운 편이 눈에 편하다고 했다.

마루를 오가는 발소리가 났다. 누가 상을 들다가 문에 부딪쳤고, 성호가 비스듬히 해야 들어간다고 말했다. 옥분은 신을 마루 밑으로 조금 더 밀어 놓으라고 했다. 순덕의 목소리도 들렸다. 아이가 나았느냐고 묻는 말에 이제 자기가 나올 때 따라나서려 한다고 대답했다.

연화는 웃다가 허리를 손으로 눌렀다. 건넌방에서 상 놓는 소리가 멎었다. 영옥이 지난번 어디까지 읽었느냐고 물었다. 박씨와 성호의 대답이 달라 책장이 여러 번 넘어갔다.

연화도 사내가 어디로 갔는지 궁금했다. 머리맡의 책에 손이 닿지 않았다. 몸을 옮기려다 팔을 내려놓았다.

건넌방에서 성호가 읽기 시작했다. 첫 문장은 낮아서 잘 들리지 않았다. 누군가 조금만 크게 읽어 달라고 했다. 성호가 목을 가다듬었다.

연화는 물잔을 두 손으로 들어 한 모금 마셨다. 이번에는 사내가 찾아간 집의 대문 색깔까지 들렸다. 잔을 내려놓고, 책을 향해 뻗었던 팔을 이불 위에 편히 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