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화는 솥 안에 마른 행주를 넣고 뚜껑을 덮었다. 다시 와서 열면 곰팡이가 피어 있을지도 몰랐다. 행주를 꺼낼까 하다가 그대로 두었다. 옥분은 문밖에서 성호에게 버선을 한 겹 더 신기고 있었다. 아이가 발가락을 오므릴 때마다 버선 끝이 비었다.
“발 좀 펴 봐. 엄마가 못 신기잖아.”
연화는 방으로 들어갔다. 가져가려고 내놓은 옷을 한 벌 줄였다. 그 자리에 갈색 공책과 편지 묶음을 놓았다. 태준이 주고 간 공책은 모서리가 둥글게 닳아 있었다. 연화는 책장을 벌리지 않고 손바닥으로 눌러 남색 보자기 가운데 놓았다.
편지 한 통이 공책 아래에서 미끄러졌다. 아직 동래여관으로 오던 때의 글씨였다. 연화는 그것을 들고 잠깐 앉았다. 문밖에서 옥분이 큰 보퉁이를 먼저 내놓으라고 했다. 편지를 읽으려던 손을 멈추고, 봉투를 접어 장 볼 돈이 든 허리 주머니에 넣었다. 보자기를 매는 동안 바닥에 흘리지 않으려는 것이었다.
남색 천의 긴 귀를 매듭 안으로 밀어 넣었다. 몇 번이나 풀었다 묶은 자리라 천이 줄처럼 가늘어져 있었다. 솜옷 보퉁이보다 가벼웠다.
정숙은 아직 저고리를 입지 않고 있었다. 영선이 등 뒤에 받쳐 놓은 이불에 기대어, 안감의 벌어진 곳으로 작은 종이 꾸러미를 밀어 넣었다. 영옥이 바늘귀에 실을 꿰어 주었다.
“그건 어느 편지예요?”
연화가 물었다.
“톈진에서 온 것. 애들 맡겼다고 쓴 것.”
정숙이 편지 끝을 조금 꺼냈다. 천구백이십팔 년 칠월 이십팔일이라는 날짜가 보였다. 연화는 영선과 영옥의 다른 이름이 적혀 있던 종이를 기억했다. 정숙은 그것을 다시 밀어 넣고 성긴 바늘땀으로 안감을 여몄다.
“몸에 배기면 어떡해요.”
영선이 물었다.
“옆구리로 돌려 입으면 된다.”
“돌려 입기는 뭘 돌려 입어. 저고리를.”
영선은 어머니가 마지막 땀을 뜰 때까지 기다렸다가 저고리를 들어 주었다. 정숙은 팔을 넣은 뒤 손바닥으로 편지가 든 곳을 눌렀다.
태성은 전날 밥집에 들러 일터 사람들과 먼저 남쪽으로 가겠다고 했었다. 연화는 부산에 닿으면 역에서 서로 이름을 찾아보자는 말을 들었다. 그가 탈 차나 도착할 날까지 정하지는 못했다. 정숙은 아들이 다녀간 뒤에도 여섯 사람이 먹을 밥을 일곱 사람 몫으로 뭉쳤다. 남은 한 덩이는 영선이 자기 짐에 넣었다.
문을 닫기 전에 연화는 부엌 쪽을 돌아보았다. 도마가 벽에 세워져 있었다. 문을 잠그는데 열쇠가 잘 돌아가지 않았다. 옥분이 성호를 세워 놓고 와서 문짝을 당겨 주었다.
둘이 함께 당기자 잠겼다.
서울역으로 가는 길에서 정숙은 두 번 쉬었다. 두 번째에는 쉬겠다는 말도 없이 남의 집 담에 등을 댔다. 영선이 짐을 내려놓자 정숙은 아직 갈 수 있다며 먼저 걸었다. 연화는 정숙의 발이 얼음 위를 디딜 때마다 자기 걸음도 늦추었다. 앞서 가던 성호가 돌아와 왜 자꾸 멈추느냐고 물었다. 옥분은 아이의 손을 잡아 자기 쪽으로 당겼다.
역 가까이에서는 어느 쪽으로 가야 하는지 묻는 목소리가 서로 겹쳤다. 머리에 인 짐이 부딪쳤다. 연화는 남색 보따리를 품에 붙여 안고 정숙의 등 뒤를 따라갔다. 정숙의 저고리 깃에 흰 머리카락 한 올이 붙어 있었다. 떼어 주려고 손을 들었다가 뒤에서 밀리는 바람에 정숙의 어깨를 잡았다.
화차 앞에 닿았을 때는 벌써 사람들이 안으로 올라가고 있었다. 문턱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높았다. 옥분이 먼저 발을 걸쳐 보다가 도로 내려왔다.
“아주머니부터 올려요.”
연화가 말했다.
영선은 안에서 어머니를 받을 사람을 찾으러 먼저 올라갔다. 영선의 얼굴이 잠깐 보였다 사라지고 손만 밖으로 나왔다.
연화는 남색 보따리를 오른발 옆 승강장 바닥에 내려놓았다. 옥분도 솜이불을 내려놓고 정숙의 왼쪽 팔 아래로 손을 넣었다. 연화는 반대쪽을 받쳤다.
“아주머니, 무릎을 올리세요.”
“어느 쪽을.”
“오른쪽이요. 이쪽에 발 놓고.”
정숙의 신 끝이 쇠붙이에 걸렸다. 몸이 올라가지 않고 두 사람 쪽으로 기울었다. 연화는 정숙의 허리를 더 깊이 안았다. 일흔일곱의 몸이 생각보다 단단하고 무거웠다. 정숙은 자기 팔을 잡은 손들을 내려다보다가 이를 악물고 발을 다시 들었다.
“잠깐, 내 발이 걸렸다.”
영선이 안에서 신을 잡아 빼 주었다. 옥분이 하나 둘을 세었다. 연화는 둘이라는 소리가 나기 전에 정숙을 밀었다. 안쪽의 누군가가 정숙의 등을 받았다. 연화는 정숙의 치맛자락이 문턱을 지나갈 때까지 손을 떼지 않았다.
영옥은 제 보퉁이를 먼저 던져 넣고 올라갔다. 몸을 돌린 영옥에게 옥분이 성호를 안겨 주었다. 아이는 어머니의 목을 놓지 않았다. 옥분이 손가락을 하나씩 풀었다.
“먼저 가 있어. 엄마 바로 올라가.”
영옥이 아이의 겨드랑이를 받쳐 안으로 당겼다. 옥분이 그 뒤를 따라 올라갈 때 연화는 발밑의 보따리를 집으려고 몸을 굽혔다.
뒤에서 사람 둘이 한꺼번에 밀려왔다. 연화는 옥분의 발뒤꿈치를 피하려고 옆으로 섰다. 어깨에 짐이 부딪쳤다. 누군가 지금 올라가라고 외쳤다. 바퀴 쪽에서 쇠가 맞부딪치는 소리가 났고 문 가장자리가 조금 움직였다.
연화는 손잡이를 잡았다. 발을 올릴 곳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옥분이 안에서 연화의 손목을 움켜잡았다.
“발 올려요!”
신 밑창이 미끄러졌다. 연화는 무릎으로 먼저 올라갔다. 옥분이 두 팔로 당겼다. 배가 쇠 가장자리에 눌렸다가 몸 전체가 안으로 넘어갔다.
연화는 엎드린 채 숨을 쉬었다. 두 손이 비어 있었다.
다시 문 쪽으로 기어갔다. 바깥의 땅이 뒤로 흐르고 있었다. 남색 보따리는 조금 전 자기 발이 있던 자리보다 멀리 보였다. 누군가의 신 사이에 천 귀퉁이가 나와 있었다.
“짐을 두고 왔어.”
연화는 손잡이를 잡고 일어났다.
“내 보따리.”
옥분이 뒤에서 뭐라고 했으나 바퀴 소리에 묻혔다. 연화는 한 발을 바깥으로 내밀려 했다. 치마가 아래로 당겨졌다. 돌아보니 정숙이 바닥에 앉은 채 치맛자락을 잡고 있었다.
“놓으세요. 아직 보여요.”
정숙은 손을 풀지 않았다. 잡힌 천이 무릎 사이에서 팽팽해졌다. 연화는 그것을 빼내려고 몸을 비틀었다. 정숙의 손등에 힘줄이 섰다.
그때 옥분이 성호를 연화에게 안겼다.
“받아요. 제가 문 좀 막게.”
아이의 두 팔이 목에 감겼다. 연화는 반사적으로 엉덩이를 받쳤다. 성호의 버선 한 짝이 반쯤 벗겨져 있었다. 아이가 몸을 틀자 연화는 다른 손으로 등까지 감싸야 했다. 옥분이 문 가까이에 쪼그려 앉았다.
“지금 내리면 넘어져요.”
“저기 있는데.”
연화는 성호의 어깨 너머로 바깥을 보았다. 보따리는 더 보이지 않았다. 정숙이 치마를 조금 놓아 주었으나 연화는 문 쪽으로 더 가지 못했다. 아이가 턱 아래에 얼굴을 묻었다.
“이모, 나 아파.”
성호의 팔을 너무 세게 붙잡고 있었다. 연화는 손을 풀었다. 버선부터 올려 신기려는데 손끝이 말을 듣지 않았다. 옥분이 몸을 돌려 아이의 발을 받아 들었다.
차가 멎을 때마다 연화는 고개를 들었다. 내려서 돌아가는 차를 찾으면 될 것 같았다. 그러나 문밖으로 보이는 사람들은 모두 이쪽으로 올라오려고 했고, 안에서는 자리를 밀어 내지 않으려고 짐을 끌어안았다. 영선이 나누어 준 밥을 받았을 때 연화는 그것을 손에 쥔 채 오래 있었다. 옥분이 먹지 않을 거면 싸 두겠다고 하자 한입 베어 물었다. 차가운 밥알이 잇몸에 붙었다.
길에서 밤이 두 번 지나고, 다시 날이 밝았다. 정숙은 앉아서 졸다가 고개가 떨어질 때마다 깼다. 연화는 정숙의 어깨 뒤에 자기 무릎을 대 주었다. 정숙이 잠결에 아들의 이름을 불렀다.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다.
부산에 내린 것은 사흘 뒤인 육일이었다.
땅에 내려선 뒤에도 발밑이 흔들렸다. 영선은 정숙을 앉힐 자리를 찾았고, 영옥은 성호를 데리고 사람들 사이에서 조금 비켜섰다. 옥분이 물을 구하러 갔다. 연화는 한쪽에 모여 있는 짐들을 보았다. 이불, 나무궤짝, 새끼로 묶은 바구니가 주인 없이 놓여 있었다. 남색 천이 보일 때마다 걸음을 늦췄다.
철도원 모자를 쓴 사람이 짐 사이로 들어가지 말라고 했다. 연화는 멈췄다.
“서울역에 놓고 온 짐을 찾아 달라고 맡길 데가 있습니까?”
여기 있는 것은 이곳에 내린 짐이며, 서울역의 짐을 알아봐 줄 사람은 지금 없다고 했다.
“그쪽으로 소식을 보낼 수는 없어요?”
그는 자기도 연락을 못 하고 있다고 대답했다. 다른 사람이 옆에서 말을 걸었다. 연화는 기다리다가 물러났다. 무슨 색이고 무슨 매듭인지 말할 기회도 없었다. 그래도 입 안에서 남색이라는 말이 떠나지 않았다.
돌아오니 옥분이 모르는 여자와 함께 있었다. 여자는 역 앞 골목의 국밥집을 가리켰다. 옥분이 그 집에 일손이 필요한지 물었다고 했다.
“뒤에 창고가 있어요. 좁지만 넷은 눕겠던데요.”
옥분이 연화를 보며 말했다.
“일할 사람 둘하고 아이, 노인이라고 했어요. 우선 사흘 자고 그 뒤는 다시 보자고요. 일한 삯은 따로 준대요.”
저 안에 들어가면 어디에 무엇이 있는지 하나도 모를 것이었다.
영선이 정숙 앞에 무릎을 굽혔다.
“나는 영옥이하고 영도로 가 볼게. 같이 일하던 언니가 있는 데를 알아.”
“같이 있으면 안 되니?”
정숙이 물었다.
“여섯이 저기 다 누울 수는 없잖아. 방부터 보고 소식 줄게.”
영선은 종이를 얻어 가게 이름과 골목을 적었다. 영옥은 자기가 외웠다고 했다. 정숙은 딸들의 보퉁이를 번갈아 보다가 영옥의 옷깃을 여몄다.
연화는 태성의 이름이 적힌 것이 없는지 역 안쪽을 한 번 더 살폈다. 아는 글씨는 보이지 않았다. 영선에게 태성을 만나면 이 가게로 오라고 해 달라고 했다. 영선은 그러겠다고 했다.
국밥집 창고에는 빈 술병과 장작이 있었다. 주인은 술병을 한쪽으로 옮기고 바닥을 쓸면 된다고 했다. 정숙이 앉자 성호도 곁에 쪼그렸다. 옥분은 자기 이불을 펴고, 연화에게 부엌을 같이 보자고 했다.
큰 솥에서는 국물이 끓고 있었다. 주인은 파를 썰 수 있느냐고 물었다. 연화가 그렇다고 하자 도마와 칼을 턱으로 가리켰다. 칼날이 제 손에 익은 것보다 두꺼웠다. 처음 몇 번은 파가 눌려 잘리지 않았다. 날을 세워 힘을 주니 도마에 크게 부딪쳤다.
옥분은 물동이를 들고 나갔다. 연화는 썬 파를 한쪽으로 밀다가 빈 왼손을 보았다. 기차에 오르기 전에는 그 팔에 보따리를 안고 있었다. 창고로 돌아가 다른 짐을 풀면 그 밑에서 나올 것 같았다.
“거기 파 좀 주세요.”
주인이 말했다. 연화는 대답하지 못했다.
“파요.”
연화는 도마째 들어 옮기려 했다. 주인이 그릇에 담으라고 했다. 주변을 둘러보는 동안 옥분이 돌아와 바가지를 내밀었다. 연화는 파를 쓸어 넣었다. 손님이 빨리 달라고 소리쳤다.
저녁에는 솥을 옮겨야 했다. 연화가 마른 천을 접어 손잡이를 잡자 옥분이 반대쪽으로 왔다. 둘의 키가 달라 솥이 기울었다. 국물이 한쪽으로 쏠렸다.
“내가 좀 낮출게.”
연화가 무릎을 굽혔다. 옥분은 들고 있던 손을 조금 올렸다. 두 사람이 높이를 맞추자 솥이 바로 섰다. 솥을 내려놓고 나서도 허리를 바로 펴지 못했다.
“여긴 저녁에도 이렇게 많이 먹네요.”
연화는 웃음인지 숨인지 모를 소리를 냈다. 국을 먹는 동안에도 자기 짐에서 손을 떼지 않는 손님이 있었다. 연화는 그 사람 앞에 놓을 그릇을 한 손으로 들고, 다른 손으로 상 위의 젖은 자리를 닦았다.
장사가 끝난 뒤 주인이 삯을 주었다. 연화는 받은 돈을 접어 허리 주머니에 넣었다. 손끝에 종이가 하나 더 닿았다.
방에서 싸다가 넣어 둔 편지였다.
연화는 돈을 다시 꺼내 다른 쪽으로 밀어 넣었다. 봉투를 펴자 접힌 자리가 희게 일어났다. 문연화라는 글씨가 드러났다. 안에 든 종이는 꺼내지 않았다.
공책은 없었다. 그 안에 자기가 쓴 글도, 오래 끼워 둔 편지도 없었다. 태성이 중국에서 가져다준 편지 묶음도 남색 보따리에 함께 쌌다. 지금 손에 남은 한 통을 읽으면 다른 것들도 차례로 생각날 것 같아 무서웠다. 읽어도 아무것도 더 생각나지 않을까 봐 펼치지 못하는 마음도 있었다.
옥분이 연화를 불렀다. 밥을 먹을 차례라고 했다.
연화는 봉투를 도로 접어 돈주머니 안쪽에 넣었다. 주머니 입구를 두 번 여몄다.
창고 앞에서 넷이 밥을 먹었다. 주인이 덜어 준 국물은 입술에 닿자 따가울 만큼 짰다. 연화는 밥을 국물에 적셔 씹었다. 혀 끝에 짠맛이 남아 다음 숟가락은 밥만 떴다.
성호가 고기 한 점을 입에 넣고 오래 씹었다. 옥분이 삼키지 말고 질기면 뱉으라고 했다.
“밥 먹을 때는 다 컸다고 하고, 왜 이것은 못 먹게 해.”
“커도 질긴 건 질겨.”
옥분이 손을 내밀었다. 성호가 마침내 고기를 뱉었다. 연화는 웃었다가 밥알 하나가 목에 걸려 기침했다. 정숙이 물그릇을 밀어 주었다. 연화는 물을 마시고 남은 밥을 먹었다.
누울 때 성호는 어머니와 연화 사이를 골랐다. 제 자리라며 팔꿈치를 벌려 놓고는 얼마 지나지 않아 잠들었다. 벽 쪽에 누운 정숙이 저고리를 벗지 않은 채 고름만 느슨하게 했다. 안감에 붙은 종이의 네모난 자리가 옷 위로 희미하게 드러났다.
연화는 성호의 발을 이불 안으로 넣었다. 아이가 다시 걷어차자 발끝에 이불을 접어 받쳤다. 옥분은 벌써 눈을 감고 있었다. 부엌에서는 마지막 물을 버리는 소리가 났다. 연화는 눈을 뜬 채 소리가 그칠 때까지 들었다.
사흘 뒤에도 주인은 두 사람에게 다음 날 나와 달라고 했다. 영선은 찾아와 영옥과 함께 지낼 방을 얻었다고 말했다. 태성에게서는 아직 소식이 없었다. 정숙은 딸이 적어 준 길을 손가락으로 짚으며 다시 들었다. 연화는 종이가 젖지 않도록 물그릇을 옮겼다.
이월 초, 연화는 성호를 데리고 빈 그릇을 돌려주러 갔다. 골목 앞에 손수레가 서 있었다. 그 위에 남색 보따리가 하나 놓여 있었다. 성호가 연화의 소매를 잡아당겼다.
“이모 것.”
연화는 멈췄다. 천의 빛이 비슷했다. 연화는 매듭을 보았다. 네 귀가 바깥으로 길게 나와 있었다.
“아니야. 내 것은 귀를 안으로 넣었어.”
성호는 보따리 가까이 가 보려 했다. 연화는 아이의 손을 잡았다. 손수레가 먼저 골목으로 들어갔다.
가게로 돌아와 연화가 그릇을 내려놓자 성호가 짚 조각을 주웠다. 두 끝을 마주 대고 묶으려는데 자꾸 손가락 사이에서 빠졌다. 아이가 연화에게 한쪽을 내밀었다.
연화는 앞치마에 손을 닦고 그 끝을 잡았다. 성호가 다른 끝을 빙 둘렀다. 짚이 짧아 고리가 잘 나지 않았다. 연화는 잡은 손을 아이 쪽으로 조금 옮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