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장 · 그 종이를 쓴 손

15장그 종이를 쓴 손

1942년 12월 6일~1944년 10월 28일, 경성 연화의 밥집과 정숙 가족의 거처 · 문연화

심씨는 신 한 짝을 종이에 싸 오지 않았다. 손가락 두 개를 신 안에 넣어 들고 있다가 연화가 내민 손바닥 위에 놓았다. 검정 고무신의 코에 젖은 흙이 붙어 있었다. 왼발 것이었다.

“영옥 씨 것 같아서 가져왔어요.”

밥집 맞은편에서 지물전을 하는 심씨였다. 심씨가 문밖을 돌아보았다. 낮인데도 골목 그늘의 물은 얼어 있었다.

“모퉁이에서 사내 둘이 팔을 잡고 데려갔어요. 신이 벗겨졌는데 그냥 갔어요.”

“어디로요?”

“한 사람이 경찰서로 간다고 했어요. 어느 경찰서인지는 못 들었고요.”

연화는 신 안쪽을 들여다보았다. 뒤축 안에 붙인 헝겊이 반쯤 떨어져 있었다. 지난주 영옥이 발뒤꿈치가 쓸린다며 헝겊을 붙이던 것을 보았다.

“영옥이가 내일 오라고 했어요?”

심씨가 입을 조금 벌렸다.

“여기, 나한테요. 무슨 말을 하지 않았어요?”

“그런 말은 못 들었어요. 신만 가져왔어요.”

연화는 심씨 손에 남은 흙을 보았다. 영옥이 어느 쪽으로 갔느냐고 묻자 큰길을 가리켰다. 연화는 신을 들고 따라 나갔다. 심씨는 자기가 서 있던 자리를 알려 주고 가게로 돌아갔다.

돌아온 연화에게 옥분이 앞치마부터 벗으라고 했다. 이제 스물둘이 된 옥분은 빈 상들을 벽으로 밀었다. 연화는 앞치마 끈을 풀어 놓고도 두르고 있었다.

“정숙 아주머니한테 다녀올게.”

“다녀오세요. 저녁에 못 열면 안 열어요.”

연화는 영옥의 신을 제 방에 들여놓고 나왔다.

정숙은 빨랫감을 삶는 중이었다. 연화의 말을 듣고 불 앞에서 일어나는데 무릎을 바로 펴지 못했다. 연화가 팔을 내밀자 정숙은 솥을 가리켰다.

“저것부터 내려야 해.”

둘은 뜨거운 솥을 내려놓았다. 정숙은 작은딸이 아침에 누구를 만나러 갔는지 말하며 옷을 갈아입었으나, 저고리 고름을 매고 나서 같은 말을 한 번 더 했다. 연화는 어느 집인지만 다시 물었다.

그날 두 사람이 찾아간 집에서는 영옥이 전날 저녁 여자 셋의 편지를 읽어 주었다고 했다. 오늘은 오지 않았다고 했다. 정숙은 문지방을 잡고 한참 서 있었다. 다른 데도 가 봐야 한다며 돌아섰다.

영옥이 어디 있는지 알게 된 것은 이틀 뒤였다. 경찰이 정숙의 집에 와서 겨울옷 한 벌을 가져오라고 했다. 경찰은 옷만 받겠다고 했고, 정숙이 딸을 보게 해 달라고 하자 지금은 안 된다고 했다. 정숙이 넣으려던 버선은 경찰의 손에서 바닥으로 떨어졌다. 연화가 주워 다시 옷 사이에 끼웠다.

그 뒤 며칠 동안 연화는 가게 문이 열리는 소리를 손님 수보다 많이 셌다. 옥분은 묻지 않고 불을 맡았다. 경찰서에서 돌아올 때에는 가져갔던 것이 그대로 들려 있기도 했고, 빈 보자기만 있기도 했다. 옷을 받았다고 해서 영옥을 보여 주지는 않았다.

연화도 나오라는 말을 들은 날에는 점심을 마치고 갔다. 기다리는 방에 난로가 있었지만 불은 꺼져 있었다.

남기수가 연화를 불렀다. 열두 해 전 동래여관에서 태준의 이름을 쓰게 했던 조선인 형사였다. 연화가 들어가자 그는 종이 한 장을 펴 놓고 앉으라고 했다.

“영옥이가 다 적었습니다.”

빽빽한 글 아래에 이영옥이라는 이름이 있었다. 남기수는 종이 한 곳을 손톱으로 짚고 읽어 주었다.

“문연화가 장소와 책을 제공하여 조선 독립에 관한 글을 함께 읽었다.”

그가 읽은 말이었다. 연화는 종이 전체를 읽어 낼 수 없었다. 조금 아래에서 자기 이름이 다시 보였다.

“어떤 책을 말하는 거예요?”

“그걸 지금 묻습니까. 예전에도 중국에서 책을 받았잖아요.”

“그 사람은 죽었어요.”

“죽은 사람 이야기를 하는 게 아닙니다.”

남기수가 종이를 앞으로 밀었다. 연화는 손을 무릎 밑으로 넣었다. 종이가 가까워지면 받아야 할 것 같았다.

“사람을 모은 적이 있어요, 없어요?”

“밥일 끝나고 같이 읽은 적은 있어요. 무슨 글을 말하는 건지 알아야 대답하지요.”

복도에서 일본말을 쓰던 제복의 남자가 들어왔다. 남기수가 일어나 경부라고 부르며 종이를 건넸다. 경부는 연화를 보고 짧게 말했다. 연화가 알아듣지 못하자 남기수가 조선말로 물었다.

“이정헌의 딸인 것은 알고 있었지요?”

“어릴 때부터 알았어요.”

경부의 말을 듣고 남기수는 영옥이 다니던 집들과 그곳에 오는 사람들을 물었다. 이름 하나를 말하면 다음 이름이 필요해질 것 같았다. 모른다고 하면 무엇을 숨기느냐고 했다.

연화가 영옥을 만나게 해 달라고 했을 때 남기수는 종이를 거두었다.

“가족한테 달리 이야기할 수도 있으니, 만나면 잘 들어 보세요.”

“지금 만날 수 있어요?”

“지금이라는 말은 안 했습니다.”

그는 연화가 사는 곳과 가게 주소를 다시 확인했다. 부르면 와야 한다고 했다. 연화는 한참 더 기다린 뒤 밖으로 나왔다. 장갑을 끼려는데 손가락이 엉뚱한 구멍으로 들어갔다.

가게에 돌아온 연화는 영옥이 저 말을 했다는 것과 종이에 저 말이 있다는 것을 따로 생각하지 못했다. 저녁 손님이 앉을 상을 닦다가 행주를 너무 세게 눌러 손바닥이 미끄러졌다.

영옥은 십이월 이십삼일 저녁에 돌아왔다. 연락을 받고 데리러 갔던 영선이 밥집 문을 열었다. 영옥은 영선의 소매를 손가락 끝으로 잡고 있었다. 발에는 영선이 집에서 가져간 솜신이 신겨 있었다.

연화는 상을 치워 방으로 가는 길을 냈다. 정숙은 영옥을 보자 일어났다가 딸이 문턱을 넘는 동안 뒤로 물러섰다.

“엄마, 나 좀 앉고.”

영옥이 말했다. 목소리가 갈라져 있었다. 정숙은 딸을 껴안으려던 팔을 내리고 이불을 접어 등 뒤에 받쳤다.

연화는 물을 가져왔다. 영옥은 사발을 받지 않고 바닥에 놓아 달라고 했다. 오른손 손등이 부어 손가락 마디가 잘 드러나지 않았다. 손목 위로는 저고리 소매가 젖어 있었다. 연화가 소매를 걷으려 하자 영옥이 팔을 몸 쪽으로 당겼다.

“나중에요.”

정숙이 먹을 것을 가져오겠다며 일어났다. 영선도 함께 나갔다. 영옥은 물을 조금 마신 뒤 사발을 양손 사이에 내려놓았다. 받쳐 든 왼손도 떨렸다.

“그 사람한테 네가 내 이름을 말했니?”

영옥이 사발에서 눈을 들었다.

“언니 이름이 있었어요?”

“남기수가 보여 줬어. 네가 적었다고.”

연화는 그 말 뒤에 괜찮다는 말을 붙이려 했다. 그러나 영옥이 먼저 물었다.

“제가 뭐라고 했대요?”

연화는 남기수가 읽은 대목을 옮겼다. 독립이라는 말을 할 때 문밖을 보았다.

“그건 제가 들어갔을 때 벌써 써 있었어요.”

연화는 무릎 위의 손을 폈다.

“그럼 네가 쓴 건…….”

“이름은 썼어요. 제 이름.”

영옥은 부은 손을 이불 위에 놓았다.

“읽어 보라고 해서, 이 말은 안 했다고 했어요. 그러니까 누구하고 읽었는지 쓰래요. 책 이름도 모르겠는데 누구 이름부터 쓰래요.”

영옥은 말을 멈추고 혀로 입술 안쪽을 만졌다. 연화는 물을 더 주려고 주전자를 들었다가 내려놓았다.

“엄마를 데려오겠다고 했어요. 엄마한테 물으면 되겠다고. 집도 알고, 엄마가 언제 혼자 있는지도 안다고.”

영옥의 눈은 연화 얼굴에서 비켜나 있었다.

“처음에는 연필을 안 잡았어요. 손등을 때리고 다시 쥐여 줬어요. 나중엔 이름 쓰면 엄마는 안 부를 거냐고 제가 물었어요.”

정숙의 발소리가 가까워졌다가 멀어졌다. 저 말을 정숙이 들었는지 알 수 없었다.

“그래서 썼어?”

영옥은 고개를 끄덕였다.

“썼는데 바로 내보내 주지도 않았어요.”

연화는 영옥의 손을 보다가 고개를 숙였다. 남기수가 문서를 내밀던 자리에서는 영옥이 자기 입으로 사람들의 이름을 골라 말하는 모습부터 생각했다. 그 방의 의자에 앉아 있던 것은 자신이었는데, 영옥에게도 의자에 앉아 생각할 틈이 있었을 것처럼 여겼다.

“네가 정해서 한 말이라고 여기고 물었어. 미안하다.”

영옥은 대답하지 않았다. 연화가 이불 끝을 당기자 영옥이 다리를 조금 옮겼다.

“언니도 저한테 왜 그랬느냐고 할 줄은 몰랐어요.”

“내가 잘못 물었어.”

연화는 말을 더 붙이지 않았다. 자기도 전에 이름을 쓴 적이 있다고 말하고 싶었지만, 지금 그 말을 하면 영옥이 제 말을 멈추고 연화 쪽을 보아야 할 것 같았다.

영선이 문을 열었다. 영옥은 언니에게 저고리 고름을 풀어 달라고 했다. 연화가 물러나려는데 영옥이 불렀다.

“가위 좀 주세요. 소매 안에 실이 붙었어요.”

영선이 소매를 벌려 보았다. 살갗에 붙은 천을 당기자 영옥의 발끝이 오므라들었다. 영선은 찢어진 안감의 실부터 잘랐다. 피와 진물이 말라붙은 천은 그대로 두었다.

“의원한테 가자.”

연화가 말했다.

영옥이 문밖을 보았다.

“지금 또 나가야 해요?”

“모셔올 수 있는지 내가 물어볼게.”

영옥은 이번에는 고개를 끄덕였다. 연화는 옥분에게 가게를 부탁하고 나갔다. 의원은 늦었다며 내일 오라고 했다. 연화가 다친 사람이 집에 있다고 하자 어디서 다쳤느냐고 물었다. 경찰서에서 돌아왔다고 대답하고 나니 의원의 눈이 문밖으로 갔다.

결국 약과 깨끗한 천을 받아 돌아왔다. 상처를 직접 보지 않고 준 것이니 열이 나거나 붓기가 심해지면 데려오라는 말을 들었다. 연화는 그 말을 영옥에게 그대로 전했다. 이것만 하면 낫는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

영옥은 집에 가겠다고 했다. 연화의 방이 더 따뜻하다는 정숙의 말에도 영옥은 고개를 저었다.

“내 이불에 누울래.”

연화는 방 안에 두었던 고무신을 가져왔다. 흙은 닦아 두었지만 짝을 구하지는 않았다.

“심씨가 주워 왔어.”

영옥은 신을 보더니 받지 않았다.

“오늘은 못 신어요.”

“알아. 여기 둘게.”

연화가 신을 내려놓자 영옥이 덧붙였다.

“엄마한테는 내가 말할게요.”

연화는 정숙을 보지 않고 영옥에게 그러라고 했다. 영옥은 영선의 소매를 다시 잡고 나갔다.

그 뒤로 영옥이 밥집에 오지 않는 날이 이어졌다. 연화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써 보다가 종이를 접어 두었다. 대신 정숙을 만날 때 상처가 어떠냐고만 물었다. 영옥이 전해 달라고 하지 않은 말은 묻지 않으려 했지만, 한 번은 무슨 이야기를 하더냐는 말이 입 밖으로 나왔다. 정숙이 작은딸한테 직접 물으라고 하자 연화는 더 묻지 않았다.

새해가 지나 영옥이 가게에 왔을 때 옥분은 씻던 그릇을 내려놓고 자리를 내주었다. 영옥은 그릇 하나를 잡아 보더니 다시 놓았다.

“아직 설거지는 못 하겠어요.”

“시키려고 부른 거 아니에요.”

옥분이 말했다. 영옥의 입가가 잠깐 움직였다. 영옥은 책을 가져오지 않았다. 셋은 옥분이 새로 맞춘 신의 뒤축이 왜 한쪽만 닳는지 이야기했다. 연화는 영옥이 말을 멈출 때마다 다음 말을 기다렸다. 저녁 준비를 시작할 시각이 되었을 때 영옥이 먼저 일어났다.

1944년 구월, 정숙이 다시 밥집 문을 급하게 열었다. 태성 앞으로 온 종이가 손에 들려 있었다. 중국에서 돌아온 뒤 교정과 문서 정리로 벌던 태성이 일본의 탄광으로 동원된다는 것이었다.

태성은 그날 저녁 직접 왔다. 연화는 그가 펼친 옷 사이에 먹 묻은 적삼이 있는 것을 보았다. 어디로 가는지 묻자 일본 규슈라는 말만 들었고, 어느 갱에서 일할지는 모른다고 했다.

정숙은 출두하라는 날짜를 손가락으로 짚었다.

“내가 가서 말하면 안 되겠니. 나이가 이렇게 많고 아들 하나인데.”

태성은 옷을 접던 손을 멈췄다.

“오늘 같이 가서 말씀하셨잖아요.”

“그 사람 말고 다른 사람한테.”

연화가 어디까지 다녀왔는지 물었다. 태성은 동회에 갔고, 거기 있던 경찰에게 지정한 날 나오지 않으면 잡으러 오겠다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 어머니가 사는 형편을 말하는 동안 경찰은 다음 사람 이름을 불렀다고 했다.

“일하러 가는 건데 왜 경찰이 잡으러 와요?”

옥분이 물었다. 태성은 옷을 무릎 위에 둔 채 대답하지 못했다.

출발하는 아침에는 연화도 정숙의 집에 갔다. 문 앞에 명단을 든 사내와 제복 입은 순사가 와 있었다. 태성이 신을 신다가 보퉁이 쪽으로 돌아서자 순사가 빨리 나오라고 했다. 정숙은 아들의 팔을 잡았다.

“잠깐만. 이것은 넣어야 해.”

정숙이 손바닥만 한 수건을 보퉁이에 끼웠다. 사내는 명단에 표시하고 다음 집 방향을 물었다. 태성은 어머니의 손을 떼어 내지 않고 순사에게 조금만 기다리라고 했다. 순사가 한 걸음 다가오자 정숙이 먼저 손을 놓았다.

연화는 그들과 큰길까지 걸었다. 정숙은 뒤에서 오다가 발이 걸려 잠깐 멈췄다. 태성이 돌아보았으나 순사는 계속 가라고 했다. 큰길에는 보퉁이를 든 다른 남자들이 서 있었다. 태성이 그 사이에 들어간 뒤에도 정숙은 아들의 머리가 보이는 쪽에 서 있었다.

편지는 시월 이십팔일에 왔다. 연화가 정숙의 집에 갔을 때 정숙은 종이를 무릎에 놓고 앉아 있었다. 태성이 쓴 날짜는 시월 십일이었다.

태성은 규슈의 탄광 숙소에 있다고 썼다. 작업복과 신을 받았고, 그 값이 품삯에서 빠졌다고 했다. 식비와 숙소비가 따로 적혀 있었고, 저축이라는 이름으로 떼어 놓았다는 돈도 있었다. 그 돈을 지금 찾을 수는 없다고 했다. 어머니에게 보내려던 돈은 아직 보내지 못한다는 문장이 뒤따랐다.

정숙은 손가락으로 저축이라는 말을 가렸다가 치웠다.

“제 돈인데 왜 못 찾는다는 거냐.”

연화는 앞줄부터 다시 읽었다. 종이에 적힌 항목은 읽을 수 있었으나, 태성이 실제로 손에 쥔 돈이 얼마인지까지는 알 수 없었다.

“이 편지에는 언제 찾을 수 있는지는 없어요.”

“그럼 돌아오라고 하면.”

정숙이 말을 마치지 않았다. 출발하던 아침 순사가 기다리지 않고 걸음을 옮기던 것이 생각났다.

편지 뒷면에는 밤에 자다가 손을 펴 보게 된다는 말이 있었다. 낮에 자루를 쥐고 일을 하면 손가락이 굳어, 이불을 당기려다가 한 번씩 놓친다고 했다. 영옥은 어떠냐는 물음과 어머니가 빨래를 아직 받는지 묻는 말도 있었다.

“영옥이한테 보여 줘야겠다. 제 안부 물었으니.”

정숙이 종이를 가져오라기에 연화는 궤짝 위에서 흰 종이와 연필을 찾아 주었다. 정숙은 태성의 이름을 쓰고 한동안 앉아 있었다.

“돈 못 보내는 건 알았다고 써야지.”

정숙이 말했다.

“네. 아주머니가 쓰세요. 제가 옆에 있을게요.”

정숙은 허리를 굽혀 첫 줄을 썼다. 다음 줄에서는 연필 끝이 멎었다. 무엇을 더 쓸지 묻는 줄 알고 연화가 얼굴을 들자 정숙은 종이가 자꾸 밀린다고 했다.

연화는 빈 모서리를 손가락으로 눌렀다. 정숙이 그 아래로 글을 이어 썼다. 손은 지금도 굳느냐. 아침에 일어나서도 그러느냐. 두 번째 물음을 쓰다가 연필심이 부러졌다. 연화는 부러진 조각을 집어 치우고 작은 칼을 가져왔다. 정숙은 연필을 깎는 동안 자기가 쓴 두 줄을 낮게 다시 읽었다.